새로움을 원해 17. / ?
평범하지 않음을 평범함이 알게 된다면 퍽이나 섭섭하겠지만 때로는 그 섭섭함을 감수할 만큼 신선함에 목마르기도 한다.
평범하지 않음을 평범함이 알게 된다면 퍽이나 섭섭하겠지만 때로는 그 섭섭함을 감수할 만큼 신선함에 목마르기도 한다.
글조각
나는 나의 생각만큼 영웅이 아닐지 모른다. 즉, 어떠한 문제도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한 대처능력이 실제 발현될 수 있는가는 당면해 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 일기
우선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이 모든 것을 끝낸 이후라는 점과 그것에 대한 소감문이라는 점에서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대 100km 전술 훈련의 시작은 나흘 전 월요일이었다. 50km의 기억이 아직 가시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더욱이 8박 9일이라는 꽤나 긴 휴가를 복귀한 지 채 3일이 되지 않았기에 나에게는 적잖은 부담감이
하루 일기
우울병이 또 도졌는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후임들이 무엇을 하든, 생활실.의무실 꼴이 어떻든 관심도 가지기 싫다. 쌓으려 노력했던 그 얄팍한 관계들에 싫증이 나고 권태와 회의감만이 침대처럼 포근하게 나를 감싼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그런데 '뭐? 얼마나 대단하고 특별하기를 바랐는데?'하듯 오래간만의 비만 내린다. 가끔씩 들리는 천둥소리가, 그 천둥소리가 말이다 그렇게
글조각
무엇인가 쓰고 싶은 욕망. 비록 무의미하고 추상적이며 비논리적인 단어의 나열이라 할지라도 필기가 주는 행복감만을 추구하며 정체한다. 허나 언제까지고 제자리걸음만 할 수는 없는 노릇. 분명히 느리지만 혹은 미약하지만 발전이 있어야 지속될 수 있다. '지지자 불여 호지자, 호지자 불여 낙지자'라고 공자는 말했다. 즐거움을 찾았다는 이유 하나로도 충분히 성장할 거름이
글조각
쉬운 글을 쓰자. 부드럽고 호소력 있는 글을 쓰자. 한 송이 눈이 쌓여 비닐하우스를 무너뜨리듯 작지만 뼈가 있는 글을 쓰자. 니체는 말했다. '말은 짧게, 의미는 깊게' 최대의 절약 속에 최대의 예술이 있다고. 마구잡이로 늘어놓은들 풍부한 글, 무게감 있는 글, 많은 내용이 담긴 글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예컨대 시를
하루 일기
현재 시각 23:27, 의무실. 책이 쏙쏙 읽힌다. 어떤 책이냐고? 「행복이 아니라도 괜찮아」 _ 시와 siwa 자서전인데 내용이 특별하지는 않아. '나라는 사람은 이렇다. 너네와 비슷한 생각을 했고, 한다. 나는 이러이러한 결론을 도출해 봤다.' 정도? 그런데 무언가 이끌리는 이유는 뭘까. 소소함? 담담함? 공감? 알 수 없다. 다만 아무 고민 없이
글조각
우연히 집어 든 시집 한 권이 시간을 모르듯 펼쳐진다 펜을 들어 섣불리 시도해 본 미숙한 단어 사이에는 자신 없는 부끄러움과 스스로의 의심이 가득한데 갇힌 통을 깨기에 준비된 도구가 부족함을 탓하는 어리석은 인간이 누구인가는 중요치 않다 다만 그 해법만을 갈구할 뿐이다
글조각
아무 의미 없고, 연관성 없고, 깊이 없는 글 조각들을 끄적거리며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글솜씨? 스트레스 해소? 생각의 정리? 아니면 그저 시간 때우기? 어쩌면 있어 보이기 위해서 그런 걸까? 조악한 허세가 내 삶의 한구석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꽤 오래전부터 인정되었어. 어느 순간부터 시야가 내면에게서 완전히 돌아서서는 외부를 비추기만
글조각
한 책을 필사하는 작업 또한 과거의 나에게 있던 좋은 습관 중 하나야. 지금은 사라졌지.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알고 있나? 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질문을 두고 논쟁을 했어. 왜 뜬금없는 말이냐고? 끝까지 읽어보면 아주 연관 없는 소리는 아니란 걸 알게 될 거야.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해. 내가 의지가 없어서, 끈기가
글조각
진부하지만 있음 직한 이야기. 오늘은 샤프펜슬과 볼펜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여보자. 볼펜: 볼펜이야말로 남자의 필기도구이지. 한 번 딱 적으면 수정이 불가능하잖아 샤프: 무슨 소리야. 그게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해? 자고로 펜이란 수정이 가능해야지. 단 한 번으로 완벽한 글이 나올 수 있을까? 볼펜: 그래서 네가 샤프인 거야. 생각이 짧잖아. 수정할 수 없기에 심사숙고해서
글조각
눈부신 겨울 햇살이 귤을 먹은 듯 새콤하다. 반백의 구레나룻 아재가 세 번 재채기를 한다. '세 번... 왜 하필 세 번일까. 왜 세 번이지?' 고민의 답을 채 찾기도 전에 이번엔 뒷자리의 너댓 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가 기침을 한다. 콜록! 콜록! 콜록! '세 번... 또 세 번이다.' 정류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