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
황동규 - 「즐거운 편지」
I.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II.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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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II.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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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이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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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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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데려갈 거야 어쩌면 꽃들이 아름다움으로 너의 가슴을 채울지 몰라 어쩌면 희망이 너의 눈물을 영원히 닦아 없애줄 거야 그리고 무엇보다도, 침묵이 너를 강하게 만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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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값진 삶을 살고 싶다면 날마다 아침에 눈뜨는 순간 이렇게 생각하라 '오늘은 단 한 사람을 위해서라도 좋으니 누군가 기뻐할 만한 일을 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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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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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수가 아주 적은 그와 강을 따라 걸었다 가도 가도 넓어져만 가는 강이었다 그러나 그는 충분히 이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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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잡아라 꿈이 사그라지면 삶은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이니 꿈을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들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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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숲속 두 갈래 길 나그네 한 몸으로 두 길 다 가 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덤불 속 굽어든 길을 저 멀리 오래도록 바라보았네 그러다 다른 길을 택했네 두 길 모두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밟지 않은 길이 더 끌렸던 것일까 두 길 모두 사람의 흔적은 비슷해 보였지만 그래도 그날 아침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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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공기, 빛나는 태양 맑은 물 그리고 친구들의 사랑 이것만 있다면 낙심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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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성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랫동안 내 뼈에 방들이 우는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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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으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