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아 한 걸음만 서둘러 가려무나 24. 6.10 /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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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덥다거나 습하다거나 모기가 있다는 것도

비쩍 마른 몸이 드러나도록 얇은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도

각각의 이유로 작용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세 계절은 글감의 배경으로 자주 사용되었으나

유달리 여름은 소외되었다.

언젠가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계절인 것도 포함될 듯하다.

여행을 갔을까 행사가 있을까.

소위 바캉스의 시기라 불리는 7월 말에서 8월 초의 그 시기가

올해 또한 무던히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누군가에겐 더없이 소란스러운

쾌청한 바다와 시린 계곡과 설레는 비행기의 계절.

겨울에서야 지금의 열기를 부러워하겠으나

언제나 그렇듯 뒤늦게 알게 되겠지.

작문 배경곡: 안희수 - 초대하지 않은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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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