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의 망명 18. 3. 8 / ?
떠나가고 채워짐은 여느 때나 다름없이 무덤덤하다.
나의 죽음은 어떠할까.
어떤 죽음의 형태나 과정을 그리는가.
원체 그랬지만 요즘 들어 과히 도전정신이랄까 열정, 호기심 따위를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다.
덕분에 될 대로 되라지의 운명론적 사고를 주로 하고는 한다.
이렇게 구석을 향해 한 발 더 내딛는구나.
지구의 중심까지는 조만간 도달하여 '구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듯싶으니
이거야 도대체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일는지.
옳다. 우주다. 우주로 가자.
지구는 슬프도록 푸르러 내가 그 색을 흐릴지 모른다.
흑은 흑과 함께할 때 비로소 존재를 감출 수 있다.
이 세상의 눈부신 원색을 훼손치 못하게 서둘러 도망치자.
달려라. 달리거라.
걸음은 그 자체로 죄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