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의 망명 18. 3. 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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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고 채워짐은 여느 때나 다름없이 무덤덤하다.

나의 죽음은 어떠할까.

어떤 죽음의 형태나 과정을 그리는가.

원체 그랬지만 요즘 들어 과히 도전정신이랄까 열정, 호기심 따위를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다.

덕분에 될 대로 되라지의 운명론적 사고를 주로 하고는 한다.

이렇게 구석을 향해 한 발 더 내딛는구나.

지구의 중심까지는 조만간 도달하여 '구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할 듯싶으니

이거야 도대체 우주 밖으로 나가야 하는 것일는지.

옳다. 우주다. 우주로 가자.

지구는 슬프도록 푸르러 내가 그 색을 흐릴지 모른다.

흑은 흑과 함께할 때 비로소 존재를 감출 수 있다.

이 세상의 눈부신 원색을 훼손치 못하게 서둘러 도망치자.

달려라. 달리거라.

걸음은 그 자체로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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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