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23. 6.26 / 20:13

Share


퇴사를 했다.

예정된 마지막이기는 했으나 막상 나와보니 무언가 덩그러니 놓인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이 기분을 알고 있다.

전역. 전역날이 정말로 이랬지.

퇴사일까지도 끝끝내 미뤄 놓은 일지와 종결 보고서의 작성을 새벽녘까지 몰아치고 나서야

비로소 약간의 실감을 했다.

누군가와는 가식적으로, 누군가와는 무덤덤하게,

누군가에게는 진심을 다한 아쉬움으로 나눈 작별 인사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감사하게도 몇 개의 선물을 받았으며 많이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비가 많이 온다.

경보가 울릴 정도로 많이.

당분간은 휴식을 가지려 하지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다.

쉬는 것도 돈이 있어야 하니 말이다.

이 휴식이 끝난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Read more

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