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바쁨이 지나가고 24. 3.10 /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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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부터 시작한 짧은 단기 알바를 마쳤다.

일하는 동안은 지독한 피로로 퇴근하자마자 드러눕는 생활이었기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오랜만의 사회생활을 해서인지 같이 일하는 누구에게도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고

어색한 로봇 같은 모습을 보였다.

주어진 대사와 반복된 행동을 하면 되었으니 로봇이 맞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생활이 끝난 지금 나는 매우 공허해졌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집 앞 술집에서 막걸리 한 동이와 작은 안주를 시켰다.

나름 사람들과 어울렸다고 그들의 구성원으로 여겼었나 보다.

지금까지 멈춘 생각이 밀려온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이렇게 맞아주는 이 없는 어두운 방문을 몇천 번, 몇만 번 열고서 나는 죽겠지.

이 삶을 마무리하겠지.

참 볼품없어 보이는 미래다.

그래선 안 되지만 또 고개를 드는 존재가 있다.

지금은 애써 무시하더라도 언젠가 다시 지독히 말썽을 부릴 그 존재가.

얼른 바빠질 다른 이유를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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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