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24. 1. 6 /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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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한 자식

무심한 형

어색한 친구

이상한 남자

재미없는 인물

낯선 대상

상징 없는 허상

불성실한 구성원

왜소한 사람

자격 미달 인간

겉과 속이 다른 회색분자

쓸모없는 존재

썩어버린 뿌리

비어있는 상자

널브러진 술병

타버린 담배꽁초

뿜어지는 연기

부러진 연필심

깜빡대는 공유기

먼지 쌓인 책상

얼룩진 이불

김이 서린 창문

망가진 마우스

땀에 젖은 손

고장 난 전두엽

어지러운 머리

녹슨 만년필

솜이 터져 나온 인형

흐릿한 눈

삐걱대는 경첩

굽은 어깨

흐르는 재즈

무의미한 주말

웅크린 다리

울렁거리는 속

곰팡이 슨 음식물

쓰러진 쓰레기봉투

맞지 않는 시계

말라붙은 모기

쿵쿵대는 벽

썩어가는 옷가지

달과 같은 가로등

주름진 커튼

뿌연 안경

만연한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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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