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성(다소 부족) 24. 6. 5 / 19:13

Share


무료하다.

군대에서 기록한 <크리스마스에>라는 글에서는

섣불리 통화를 걸만한 사람이 없고 그 기저에는 망설임이라는 감정이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오늘 느끼는 감정은 그와 다르다.

진실로 진실로 사람이 없다는 것.

일산에 올라와서 5년째를 관통하는 올해까지

여태껏 연락이 닿고 비교적 편하게 몇 차례의 만남을 가진,

'지인'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사람은 3명이다.

3명. 이 얼마나 절망적인가.

놀라운 점은 그마저도 2명은 기혼자, 1명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이다.

내일은 현충일이니

호국영령을 기리고 경건한 마음을 가지는 날이지만

또 한편으로 공휴일을 뜻한다. 노는 날이란 말이다.

누군가와 만나 한잔하고 싶은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저 남아도는 시간에 안절부절못하면서 거울 속의 나와 대화하고

해가 졌을 때 냉장고에 있는 한 병의 소주를 꺼내 마시게 되겠지.

유리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또 다른 나의 잔에 건배하며.

좀처럼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고,

또 그들과 가까워지기 어렵다.

그럴 수 있었다면

주고받는 감정에 무게를 덜고

가벼이 받아들일 수 있었을 텐데.

이 글은 우울의 글이 아니다.

탄식의 글이다.

Read more

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