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끈 24. 6. 1 /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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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저녁 구두 밑창이 닳아 뜯어져버렸다.

다른 신발이라곤 없이 내내 그것만 신었으니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

오늘 아침.

일도 없고 날도 좋아 근처 구둣방에 수선을 맡기러 갔다.

털레털레 걸어 조그만 컨테이너 박스로 들어가니

아저씨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무얼 하러 왔냐고 묻는다.

뜯어진 밑창을 보여주니 그것만 하지 말고 밑창 전체를 바꾸는 게 어떻냐 하길래

과한 지출이라 생각되어 손상된 부분만 수선을 요청했다.

수선과 닦는 것을 포함해 3만 원이란다.

1시간 뒤에 오라는 언질을 받고 컨테이너를 나왔다.

이제 무엇을 하나.

30퍼센트만 되어도 방전되어 전원이 나가는 오래된 블랙베리와 블루투스 이어폰만을 가져간 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 보이는 철교 하나.

그래 저 다리를 건너면 호수 공원이 있구나.

산책도 할 겸 다리로 걸음을 향했다.

야외활동을 나온 어린이들, 교복을 입은 학생들

- 견학인지 무엇인지 그 시간에 교복을 입고 나와 있었다-

자전거를 타는 연인들까지.

역시나 모두들 행복해 보였고

그것은 나에게 참으로 다행이었다.

호수 둘레길을 따라 걷기를 한참.

눈에 익는 장소가 보였다.

2월 2일.

입김이 나오고 성에가 서렸던 그날에 담배를 한참 피우던 그 장소였다.

나는 궁금했다.

아직 있을까.

그래서 올라가 보았다.

한 나무를 찾아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리고 발견했다.

끊어진 넥타이를.

그간에 비도 많이 오고 바람이 불었을 터인데

색 하나 바래지 않고 그대로인 모습으로 나무를 붙잡고 있었다.

아 잘 있구나.

내심 안심이 되었다.

왜인지는 알 수 없다.

다시 구둣방으로 발길을 돌렸다.

가는 길에 보았던 어린이들이 돌아가는 듯했고

교복을 입은 남학생들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쿡쿡거리며 떠드는 소리를 지나쳐

나의 구두를 찾아 컨테이너로 들어갔다.

말끔히 수선된 구두와 문밖으로 멀리 시선을 던지는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계산을 하고 나오는 길에 내 뒤통수를 향해 목소리가 들렸다.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소개해 주세요 허허."

"네, 많이 말해둘게요."

이것이 오늘 오전의 일이다.

작문 배경곡 : 김광석 - 맑고 향기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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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