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와 낡은 해 24. 1. 1 /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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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른 아침에는 눈이 왔다.

창문 밖 소나무가 흔들리는 것이 마치 수세미로 보였다.

솔잎 수세미가 하늘을 닦으면 높은 곳에서부터 비누거품이 흩날렸다.

동이 트자 이윽고 빗소리로 바뀌었으나

이는 낡은 해가 새해로 지나가는 과정이었으리라.

기다렸는지 오지 않길 바랐는지도 모를 24년도가 공기와 함께 흘러들어오고

시끄러울 세상 밖과 다르게 방 안은 조용한 노래와 담배와 버번위스키 한 잔과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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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