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마음으로 23.10. 9 /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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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는 집에 있었다.

시골에 내려가지 않은 건 몇 년 만이다.

앞으로 가족들을 몇 번이나 더 보겠냐만 지금의 나에겐 너무나도 피곤한 일이며

눈에 밟히고 망설여지는 감정은 가라앉은지 오래다.

친구들을 비롯한 사회적 관계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래도록 느낀 불안함은 이제 편안함이 되었다.

그러니 기대라던가 걱정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모두 불필요하다.

나 또한 그들에게 그랬으니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니, 생각조차 안 하는지도 상관없는 일이다.

이제껏 연락 없이 만남 없이 잘 살아왔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일말의 기억이 있다면 죽더라도 충분히 추억하겠지.

인간의 역사에서는 잊혀진 사람들이 태반일진대

왜 이렇게 전전긍긍했을까.

지금 내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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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