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열어서 24. 1.12 /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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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고향 친구가 머물렀다.

간만에 기분이 좋았나 보다.

말이 많아졌다.

예전처럼 장난과 농담을 했다.

오전에 일어나 끼니를 챙겨 먹었다.

쓰레기장 같던 집을 함께 치웠다.

땀이 나도록 노래를 불렀다.

꽤 먼 외출도 했다.

그리고 친구가 갔다.

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시 적막과 고요가 찾아온다.

나도 모르게 들떴던 감정을 추스르고

익숙한 차분함을 꺼내 입는다.

어울리지 않는 밝음은 옷장 깊숙이 찔러 넣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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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