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일 이야기 24. 2.17 /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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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버렸다.

1. 지난주 금요일 오후 늦게 일어나 씻고 세탁소에서 정장을 찾아왔다

2. 사진관에 가서 영정사진을 찍었다

3. 노래방에서 동생의 축가를 부르고 영상으로 남겼다

4. 집으로 돌아와 집을 치웠다

5. usb에 사진과 영상과 메모장을 넣고 책상에 올려 두었다

6. 밖에 나와 정해둔 곳 근처에서 소주와 국밥을 먹었다

7. 편의점에서 작은 양주 한 병을 샀다

8. 시간이 남아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9. 정해놓은 장소로 가서 나무에 넥타이를 묶어놓았다

10. 벤치에 앉아 술을 모두 마셨다

11. 너무 조용했다

12. 그래서 노래를 틀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13. 눈물이 났다

14. 몇몇에게 괜한 연락을 했다

15. 나무에 올라 목을 걸었다

16. 숨이 가빠졌다

17. 잠시 매달려 있다가 넥타이가 끊어졌다

18. 목에 상처가 생기고 손에서 피가 났다

19. 목도리로 매듭을 만들어 다시 올라갔다

20. 너무 두꺼운 탓에 매듭이 풀리고 목이 조이지 않았다

21. 한 번 더 나무에서 떨어졌다

22. 또 올라가야 했지만 술이 깨고 무서워졌다

23. 그래서 한참 웅크리고 있었다

24. 술이 더 마시고 싶었다

25. 노래방에 갔다. 그리고 도우미를 불러보았다

26.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27. 내내 주호민 씨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28. 왜 그런 주제에 대해 떠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29. 하지만 무어라도 말해야 했다

30. 상대는 관심이 없는지 고개만 끄덕였다

31. 술과 말을 혼자 다 하고 집에 왔다

32. 옷을 벗고 웅크렸다

33. 왜 살아서 집에 왔을까 생각했다

34.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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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