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부자리 23. 9.30 /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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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날벌레가 날아다닌다.

어디서 온고 하니 안방인 듯하다.

시선이 따라간 곳은 이불이 깔린 곳이다

가만히 지켜보다가 내가 눕던 자리를 살핀다.

그곳에는 심한 악취를 풍기는 내장이 쏟아져 있다.

말라비틀어진, 마치 육포와 같은 그것이.

그리고 나는 내 배를 만진다.

뱃속은 따뜻하고 축축하다.

약간 좁다 싶은 것만 빼면 꽤 괜찮은 기분이다.

그러나 그건 무언가 이상하다.

나는 개의치 않는다.

그저 뱃속에 손을 넣고 웅크린다.

그리고 이불을 덮는다.

동이 튼다.

악몽을 꾼다.

피부가 뒤집히고 머리카락이 썩어가는 꿈이다.

집안의 전등은 모두 나갔다.

쓰레기 봉투를 사러 간다.

그리고 깬다.

여전히 나는 웅크려 있다.

뱃속에 있던 손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그렇게 손길을 느낀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터진 내장은 어느새 인간의 형상이 되어 내 옆에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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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