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주려다가 23. 9.18 / 10:41
요 며칠 하여 창문이 부서질 듯한 폭우가 잦다.
창틈으로 새는 바람도 꽤 선선해진 9월의 중순이다.
아무 생각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일말의 걱정은 도무지 없앨 수 없나 보다.
'이렇게 지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까닭은 삶의 미련일까, 미루어둔 정리에 대한 조바심일까.
그토록 빠르게 흐르던 시간의 속도는 많이도 무뎌져 언제쯤 겨울이 오려나 매일을 지워가는 중이다.
서투른 인간관계와 부족한 나였지만 좋은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더 가까워지는 것이 힘들었나 보다.
먼저 하는 안부와 먼저 하는 약속과 먼저 하는 모든 것에 무심했으니까.
가끔은 아니었으나 그마저도 형식적으로 으레 모두가 하니까 하는 생일 축하, 새해 인사 혹은 필요에 의한 그런 것.
6년 전 크리스마스에 기록한 글을 읽어본다.
그 때와 달라짐이 없음을 느낀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실망한다.
이제는 몇 건의 연락을 하고 관심을 쏟는 행동조차 심히 권태롭다.
모두들 어련히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으리라 치부하는 것이 근래의 마음가짐이다.
몸이 꽤 안 좋아졌나 보다.
무릎이 아파 오래 앉기가 힘들다.
얼른 일어나 여름 간 목이 말랐을 선인장에게 물이나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