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17.1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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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고 하니 간만에 연락이나 해 볼까.

수첩을 펼치니 몇몇 이름들은 눈에 띄고 몇몇 이름들은 꺼려진다.

구분의 기준은 얼마나 편하게 대할 수 있겠느냐의 차이.

분명 입대 전 이 번호들을 적을 당시는 나름 친분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받을까?' 혹은 '받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어색하지 않을까?' 따위의 불필요한 고민 덕에

이제 와서는 정말 그렇고 그런 관계들로 퇴색되어 섣불리 통화를 시도하기에 걸림이 있는 현실이다.

어떤 이들은 군 복무 기간 동안 여자친구라던가 그 외의 친구들 더하여 선.후임과의 꾸준하고

돈독한 사이를 이어가고 있다.

허나 나는?

정말 아무런 연관도 없는 때에 뜬금없이 연락을 하면 당장 달려 나올,

그와 동시에 어떠한 걸림 없이 편하게 시간을 보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는가?

돌이켜보면 그간 많은 인연들, 많은 기회들이 있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내가 그 모든 것에 대해 외면하고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이라 자신했다는 것.

작용/반작용이란 기초적 물리법칙을 간과했다는 것.

어리석다.

그리고 정말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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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