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없는 방황의 기간들에 대해 19.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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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의 글이다.

나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늘 중요한 순간마다 그래온 의미 없는 방황을 했다. 자, 그럼 그동안에 무엇을 하였는지 늘어놔볼까. 흡연과 잠과 술과 독서와 흡연과 잠. 다음날 잠과 술과 흡연과 독서와 잠깐의 노동. 그리고 다시 잠과 술과 흡연과 독서와 흡연과 잠깐의 노동. 허...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22일인 어제는 계산 성당, 이상화와 서상돈 고택, 달성 공원을 다녀왔다. 무엇을 얻었는가? 풍부한 비타민D 그리고 몇 권의 책, 추가로 나 아닌 인간들의 생활상. 계산 성당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마음이 든다. 왜? 무엇을 위해? 그리고 어떠한 진전이 있었나? 그 대답은 무(無). 참으로 안타깝다. 우매한 존재여. 시간이 주어짐에도 - 옳게 얻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 그저 지금에 침잠하여 한 발자국조차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은 삶의 영위함을 다시금 고민하게 만든다. 어쩌면 사는 것이 무수한 엔트로피를 책임 없이 늘리고만 있는 것은 아닐는지. 그래 달성 공원에선 무엇을 했는고. 갇힌 동물들, 그 삶은 죽어가는 것이란 말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그 안타까운 동물들, 그리고 여러 인간들을 보았다. 그들로부터 깨닫거나 느낀 바는? 전무(全無). 어쩜 그럴까 싶다가도 내가 이 방황을 시작한 이유일지니 하면 자연히 속 깊은 곳에서 픽, 헛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하루 종일 느낀바 없이 뜨거운 볕으로 샤워를 하고 돌아오니 깜짝이야! 이-세윤이가 자리에 누워 있다. 그러려니 밥을 짓고 호박전을 하고 순대를 삶고 요놈을 깨운다. 그러니 "일어나자마자 밥이라니."하며 젓가락을 든다. 고 짧은 나흘간 또 사건이랍시고 일어났단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란 오묘하구나. 내가 있고 없음에 이리도 차이가 나뇨.'하는 생각이 또 들게 된다. 있던 밥을 비우고 홀로 한 공기를 더 먹은 후에야 간신히 찬 배를 부여잡고 옥상으로 흡연을 간다. - 이제는 골초가 다 되었구나 하는 대목이다. 추가로 어느새 나의 흡연은 당연시되었다. - 또 시답잖은 이야기로 사오 분을 잠시 있다가 지금은 또 잠을 자고 있는 이-세윤이다. 알겠지만 나는 글을 쓰고 있다. 일본 노래를 들으며. 아이러니하다. 항상 개화기 문학가를 동경하는 내가 일본 노래? 아니지. 오히려 나보다 한껏 일본과 부대끼던 그들 아니더냐. - 오해는 말길. 다만 시대적 상황을 표현했을 뿐이다. - 어느덧 시각은 오전 한 시를 조금 넘겼다. 옆에 세상모르고 누워있는 녀석이 일어나야 좀 눈을 붙일 터인데... 눈이 뻑뻑한 것이 내일 기상도 어쩐지 스을쩍 불안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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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