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과 지적 23. 4.28 / 01:43
자주 지적을 받는 아이가 있다.
본인은 생긴 것도, 먹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모두 다르지 않은데 스스로에게만 날아오는 수많은 지적에 생각이 많아진다. 남들에게는 특별하지 않은 행동들마저 아이에게는 쉽사리 능숙해지지 않는다.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인데 어떤 날은 왜 그랬냐며 타박을 듣기도 한다. 친구와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며 순식간에 변하는 대화에 따라가기 버겁고 같은 말인데도 때로는 왜 그 의미가 아니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매일매일 계획표처럼 반복된 일상을 누구보다 잘 지키면서도 정작 계획을 세우려 할 때면 머리가 복잡하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들을 늘 품고 있으나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마음 한쪽에 자리 잡힌 지 오래이다.
그러나 아이는 늘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잘못에 진심으로 사과하며 기념일에는 누군가를 위해 초콜릿을 준비할 줄 안다. 또래와 어울리고 싶어하고 대학에 가서 남들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것이 꿈인 아이이다.
3년 넘게 치료하며 어느덧 중학생을 넘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경계선 지적장애 아이와 나누었던 대화들로 짧은 글을 적는다. 하나하나의 지적들이 하루를 보내는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부담으로 다가갔을까. 쌓이는 스트레스가 많을 듯하여 무엇이든 몸을 움직여보라는 말에도 콕 집어 날짜와 산책하는 시간마저 정해주어야 비로소 다녀왔던 그 아이와 앞으로 공부할 것이 많겠지만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덜 지적해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