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17. 7.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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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대해, 그것이 생명체든 무생물이든 추상적 개념이든 어쨌거나

오롯이 책임감 혹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던 적이 있었는가?

그것을 위해 나 스스로를 잊을 만큼 헌신했던 적이 있었는가?

누구에게 내놓아도 자신감 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만한 때가 있었는가?

인생을 통틀어 열정이란 감정이 존재했었느냐는 말이다.

늘 나에게 주어진 권한과 혜택에만 집중하고 그에 따른 책임으로부터는 의도적인 회피가 뒤따랐다.

그러다가 그것으로부터 저항을 받게 되면 이러고 말았다.

'내가 그렇지 뭐...'

세상은 부조리하다.

그 원리 원칙과 부합하지 않고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하는 자는 도태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가능성을 찾아 헤매야 하는 것이다.

본인에 대한 여행을 멈추는 순간

침몰한 선박과 같이 깊이깊이, 볕조차 쬐지 못하는 저 구석의 중심부로 가는 것뿐이다.

기억하자. 정지한 기차는 녹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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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