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로부터의 18.12.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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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역이 정해진다.

당신은 말할 것 없이 주인공이지.

여러분은 주인공을 받쳐주는 조연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너.

너는 배경이나 들고 서 있어.

그렇게 나는 배경이 되었다.

대사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는.

그래서 눈앞에 무슨 일이 일어나던 바라만 볼밖에 없는.

배경은 늘 주목받는 주인공

아니, 그와 섞여 하나의 인격체로서 작용하는 수많은 조연들마저

부러움이 사무쳐 깊은 회의감 속을 헤메이었다.

보통은 이런 이야기의 끝에는 배경으로서의 의미 혹은

결국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는 식이겠지만

지금의 나는 여전히 배경이고

그 배경은 여전히 외로우며

그 외로움은 한 편의 시만이 위로한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배역을 정해준 건 타인이었을까 아니면

나였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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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