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감 24. 9.21 /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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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이다.

6시간 전에는 그랬지.

지금은 비 오는 토요일의 새벽이지만.

오래간만에 소주 페트 한 병을 비웠다.

나름대로 긍정의 무언가로 바뀌어보고자 한 최근의 몇 개월.

날씨의 영향이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연탄을 피웠던 날도 첫눈이 오던 날이었던걸.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끼니 새삼 왜 이러고 있나 싶다.

시작부터 급작스러웠던 금연도 그 목적성을 생각한 순간 의미를 잃었다.

-물론 여전히 금연 중이다. 조만간 깨어질지 어떨지 확신은 없어도-

망가지나 망가지지 않나 내 삶의 진행과 주변의 상황은 전혀 차이가 없다.

내가 느끼지 못한 걸까.

억지로 밝은 척, 능청스러운 척하는 내 모습이 역겹다.

여태껏 익숙해지지 않았나 보다.

/그리고 혼잣말.

(나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 나에게 들이는 시도와 자본의 투입,

삶의 연명으로 인해 고갈되는 자원의 소비.

모든 것이 참으로 아깝다.

이 몸뚱어리를 기어이 살려 무엇을 하지.

지금도 세계의 누군가 죽어가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내가 당장에 사라져도 이 세상은 잘만 돌아갈 텐데.)

작문 배경곡: 이한철 -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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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