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24.10.25 /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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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들고 은행이 떨어지는 것은 올해의 끝을 고하는 시한부 선고일까.

정신과를 다니고 약을 복용하지만 이것이 해결책이 아님을 안다.

한 모금의 담배연기와 한 모금의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안정과 불안정의 아슬한 경계를 넘나드는 그 중간에서 일상을 영위하며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티를 내버려두고 살갗을 파고드는 열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가올 미래를 그리는 몇 가지의 계획들, 더러는 희미한 청사진들.

그들이 없다면 나는 나의 의미를 진작에 잃었을 테다.

거리를 거닐 때 눈에 들어오는 행복을 보면

내가 그것을 가질 수 있을까 우울감이 든다.

그것을 가질 자격도 없을 것을...

밤의 선선함이 가로등의 불빛을 스치고 있다.

작문 배경곡: Bamsem(밤샘) - Kn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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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