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잠 17. 6. 6 /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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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진리를 찾기 위해서도 그 절반의 두 배를 뛰어넘는 노력을 해야 함에는 틀림이 없는데도

그 절반의 절반도 채 못 미치는 게으름을 언제까지 받아주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나는 다만 스스로 정해놓은 틀을 멍하니 바라보며 우러르고 현재의 모습을 기대에 비교하며

자책하고 열등감을 느끼길 지속하는 어리석은 자아입니다.

변화를 추구하되 행동을 두려워하고 성장을 원하지만 햇볕을 거부하는

한갓 이끼라고 한다면 이 또한 문제일까요.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누군들 나를 좋아해 줄까 항상 생각합니다.

설령 사랑한다고 한들 오래가지 못할 거란 사실을,

상처만 준 채 끝날 거란 확신만이 유일한 자신감입니다.

웃기죠. 즐거울 때보다 우울할 때 더 편하고 아늑하다니.

어쩌면 이미 자리를 잡아 고착화된 따개비처럼 찰싹거리는 파도에 영원히 뺨을 맞으며 살아가야 할까

걱정 아닌 걱정도 합니다만 그럴 때면 어느새 우울함이 반가운 얼굴로 내 옆에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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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