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 박사 24. 6.18 /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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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치면 우수수 쏟아지는 부정적 언어들.

수천 개 수만 개라도 얼마든지 적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반면 밝은 생각들은 애써야지만 이따금씩 나오곤 한다.

긍정적인 글에서 말했던 긍정의 부스러기들을 벌써 다 써버린 걸까.

- 아니다. 그럴 리 없다. 그렇다면 왜? -

어디에서 더 모을 수 있을까.

반복 속에서는 적어도 불가능일 테다.

하지만 나는 시도하지 못하는 겁쟁이인걸.

용기도, 계획도, 야망도 없는 사람일 뿐이다.

어물쩍거리는 동안 의미 없는 시간이 흘러

세월이라는 흐름으로 해일처럼 쏟아져온다.

서른을 앞두고 변변찮은 일도 못하는 중이다.

일주일에 꼴랑 세 번의 수업.

카드값을 나누어가며 겨우 내는 대출이자.

지나온 뒤편으로 먼지처럼 사라져간 재산들.

애초에 나에게 분에 넘치는 돈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멍청하고 능력 없는 남자가

누군가의 눈에 들고 행복하고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렇지! 잊고 있었다.

나는 정신이상자이며 이 세상의 불순분자라는 것을.

아무도 내 가면에 속지 않아야 할 텐데.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은 모두 나에게 속고 있는 것이다.

바르게 살아가는 척.

뭐라도 하는 척.

무언가 달라진 척.

밝아진 척.

언제까지나 살아갈 척.

또 무슨 척을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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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