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적 일기의 첫 번째 17. 6.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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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대 이전이라는 큰일을 치렀습니다.
9여단에서 92대대로 말이죠.
말 그대로 '부대'를 '이전'하는 꽤 큰 작업이라 적잖이 피곤했지만
마음에 비추어 다른 중대원들만큼 열정적으로, 또 헌신적으로 작업에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게으른 천성이 어김없이 고개를 드민 탓이지요.
어느 정도 정비가 마쳐진 생활관을 둘러보며 부끄러움이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부대 이전으로 인해 비교적 협소한 의무실로 일종의 '세'를 들어 생활하게 되었는데
되려 아늑한 맛이 있어 아주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끝으로 내일은 이상호 수병님의 출타입니다.
앞으로의 9박 10일을 잘 꾸려나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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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