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성당 앞에 앉아 / 23. 5.15 23:56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기억을 미루어보니 2개월 만이다.
목적지는 공세리성지.
충남 아산의 한 마을에 위치한 조그마한 성당이다.
시간이 늦어 본당은 닫혀있었지만 주변의 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적하고 조용한 공간에 나 홀로 있는 느낌.
결국 그것이 나에게는 필요한 것이었다.
집안에 박혀 눅눅한 이불과 뒹구는 것은 충분히 누렸기에 더 이상 있다가는 정신이 나갔겠지.
날씨가 선선하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차들의 소음이 아득하게 울린다.
말을 걸만한 사람도 없고 바람마저 살에 닿을 듯 말 듯 하다.
돌아가야 하지만 (정말 돌아가야 할까... 돌아가야겠지)
쉬이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스승의 날이라고 몇 장의 편지와 아이의 선물을 받았다.
잘 부탁드린다는 그 말이 가슴을 턱 막는다.
거짓 스승, 불성실한 선생.
다가올 앞날이 두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