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17.11. 4 - (1) / ?

Share


의무실 한구석에 오래된 약 포장기가 놓여 있다.

끼익... 끽

환자가 올 때마다 버거운 관절은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는데,

가만히 지켜볼 양 싶으면 누가 누구를 걱정해야 할는지 의문이 생기곤 한다.

단지 생명이 없다는 이유로 수많은 나날을 혹사당한 그것.

사람들은 나에게 감사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저 오래된 약 포장기에 감사해야 하는 건가.

맹목적으로 당장 눈에 띄는 대상만이 모든 노력을 인정받는 지금

마냥 마음이 편치는 않다.

Read more

아침점호를 하며 17.12.20 / ?

아침점호엔 연병장에 나간다. 겨울 특유의 늦은 일출 탓에 여전히 떠 있는 별의 잔재. 잠자리에서 미적거리듯 연붉은 빛이 서서히 번지면 나는 연속된 시간의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곤 한다.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며 가만히 올려다보니 퍽 잔잔하고 은은하기 그지없다. 그러기도 잠시. 곧이어 찾아오는 냉기에 어디에선가 해를 빌려 올 수는 없는지 발을 동동 구르고

By SimKiB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