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감 24. 7. 6 /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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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으나

그와 진배없는 녀석을 하나 알고 있다.

녀석은 질투가 많아 내가 다른 것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아주 싫어한다.

특히나 조금이라도 높은 명도의 유채색 감정과 눈이라도 마주치노라면

잡아먹을 듯이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는 하는 것이다.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 낮은 외침에 학습된 두려움이 있기에

화들짝 놀라 그 눈 맞춤을 없던 일로 하고 얼른 녀석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좋은 미소를 보이며

다시금 서글서글 대하는 녀석이다.

모르긴 몰라도 살이 통통히 올랐을 것이다.

내 끼니는 거를지라도 녀석의 식사는 그야말로 만찬이었을 터이니.

수 년 혹은 십수 년을 넘는 동안 많이도 그랬다.

어쩌면 흔히들 말하는 가스라이팅일지도 모르지.

그러나 아주 정이 없는 성격은 또 아니다.

어떤 인간도 어떤 감정도 나에게 그토록 포근함을 준 적이 없었으니까.

반복되는 갈등과 고민과 역겨움과 혐오감과

내부로부터 비롯되는 거부감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 옆을 지켜준 그 녀석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미워하면서도 누구보다 편안함을 느낀다.

내가 죽어가는 그 순간까지도 나와 떨어지지 않을 존재이므로.

작문 배경곡: 최유리 - 저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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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