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어법 22.11.12 / 00:45
이 주쯤 되었나.
거실 등이 나갔다.
이틀 전에는 안방 등도 나갔다.
화장실에 곰팡이가 꽤 늘었다.
널브러진 옷가지들은 단조로운 걸음을 리듬감 있게 만들어주고
눅눅한 이불은 마치 구름 속에 누워 있는 듯 착각하게 한다.
베란다의 재떨이에는 꽁초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며
싱크대 속 그릇에는 새 생명이 탄생 중이다.
현관에는 재활용센터가 개업해 성황리에 오픈을 마쳤다.
이 집에서 조명이라고는 책상 위 조그마한 캔들 워머가 전부구나.
그마저도 다 녹은 초를 엎질러 벽지 한 면을 덕지덕지 바르고서 절반은 줄어있는 상태다.
참 즐거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