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어법 22.11.12 /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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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쯤 되었나.

거실 등이 나갔다.

이틀 전에는 안방 등도 나갔다.

화장실에 곰팡이가 꽤 늘었다.

널브러진 옷가지들은 단조로운 걸음을 리듬감 있게 만들어주고

눅눅한 이불은 마치 구름 속에 누워 있는 듯 착각하게 한다.

베란다의 재떨이에는 꽁초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며

싱크대 속 그릇에는 새 생명이 탄생 중이다.

현관에는 재활용센터가 개업해 성황리에 오픈을 마쳤다.

이 집에서 조명이라고는 책상 위 조그마한 캔들 워머가 전부구나.

그마저도 다 녹은 초를 엎질러 벽지 한 면을 덕지덕지 바르고서 절반은 줄어있는 상태다.

참 즐거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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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