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쥐선생 22.11.21 /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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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되고 싶었다.

돌멩이가 되고 싶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으며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기에.

그저 가만히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고

심지어 굉장한 외로움이 함께 찾아왔다.

지금 나는 나무가 되었나.

지금 나는 돌멩이가 되었나.

그냥 놔둬도 잘만 자랄 줄 착각했던 나무는 방 한구석에서 말라가고

발에 챘던 돌멩이는 사실 웅크리고 있는 나였다.

요즘 들어 죽고 싶은 마음은 꽤 사그라들었다.

다만 존재의 의미가 여전히 불분명할 뿐이다.

계속 살아감에 있어 어떤 기대감이나 즐거움 따위가 좀처럼 없는 것이다.

의욕이라던가 욕심이라던가 계획이라던가 하는 것은

나에게 쓰이지 않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조만간 날씨는 더 추워지고 하늘에서는 아름다운 눈이 내리겠지.

일부는 운이 좋다면 눈사람으로 만들어지겠지만

그러지 못한 대부분은 발에 짓밟히고 흙과 섞인 구정물이 되어 하수구로 흘러내리리.

방구석에서 잠만 자거나 멍한 눈으로 영상을 보는 나에게 햇빛마저 경멸의 눈빛을 보내는구나.

이미 하수구의 구석에 자리 잡은 시궁쥐에게 나는 오늘도 안부 인사를 건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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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