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회식이구나. 24. 7.12 / 02:11

Share


회식이 있었다.​

나는 그 틈의 어디에 가야 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앞뒤로 총구를 들이밀어진 것처럼 말이다.

총원 6명. 3인과 2인은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나는 그저 내 검지의 반지만을 빙빙 돌리며

도대체 어느 공간에 있는 것일까

다시금 떠올려 본다.

이어서 이어서 끼어들 틈새를 엿보아도

좀처럼 그 찰나는 찾을 수 없고

엉뚱하게 앉아있는 못난 존재만

내 머릿속에 자꾸자꾸 들이밀어진다.

이 글의 초안은 욕설이 가득했다.

나의 초라한 면모에 잔뜩 실망했기 때문에

그러나 그 속된 말들로

어떤 변화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애써 비루한 단어들을 걷어냈을 뿐이다.

참으로 즐거운 회식이었다.

작문 배경곡: 백예린 - 돌아가자

Read more

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