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끄트머리에서 23. 7.29 /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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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척 덥습니다.

매미는 귀가 멍하도록 울고,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서 발길을 서두릅니다.

공원 한편에서 잠자리채와 채집통을 들고 나무를 올려다보는 아이들과

벤치에 앉아 이를 바라보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산책을 하는 중년부부의 손에는 부채가 들려 있네요.

차들은 하나같이 창문을 닫았습니다.

아마도 에어컨을 틀고 있지 않을까요.

오래간만의 외출을 합니다.

세탁소에 수선과 세탁을 맡기고, 머리를 하러 말이지요.

나는 생각이 듭니다.

잘 사는구나 세상은.

어쨌든 돌아가는구나 세상은.

그리고 또 생각을 합니다.

저들은 왜 살아갈까.

어떤 의미를 가지고 무엇을 위해서.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참 행복해 보입니다.

7월 말 뙤약볕의 따가움만큼.

매미가 떼 지어 우는소리만큼.

이따금 오는 거센 소나기만큼.

그래서 바랍니다.

결코 틀리지 않기를.

내가 본 그 모습들이.

나는 비록 그러지 못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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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