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3. 2 /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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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퇴근시간이 맞았는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 동료 언어 선생님이 왔다.

그러나 나도, 그 선생님도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애써 무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것.

왜일까?

그동안 쌓인 밀쳐냄을 담아두었기 때문일지도.

그 선생님 또한 직장 밖에서 굳이 아는 척을 하며 불편한 퇴근시간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우리 둘은 같은 버스를 탔지만 나는 자리에 앉아, 그 선생님은 서서 원당역까지 갔고 지금은 나 홀로 남은 정류장들을 거쳐가는 중이다.

잘한 건가? 잘했겠지.

내가 먼저 나섰을 때 잘 되는 것은 대부분 없었다.

그저 돌멩이처럼, 나무처럼 가만히 무엇도 하지 않고 있자.

그게 나의 분수이며 주제이다.

한 볼품없는 존재가 꾸역꾸역 생을 연장하는 최선의 방법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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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