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4.23 /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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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아동을 치료했다. 모든 치료를 마치고 실장님의 조음음운장애 중간고사 시험을 보조했다. 이후 햄버거를 얻어먹고 현재 오랜만에 지하철로 퇴근하는 길이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그리 붐비지 않아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날이 참 좋다. 낮에는 덥더니 해가 지고 선선히 바람이 불어 딱 적당하다고 느껴진다. 집안 꼴은 개판이다. 배달음식 용기가 밥상에 쌓여있고 이불은 흩날리는 데다가 바닥 곳곳에 서류가 위치하고 베란다의 넘치는 재떨이와 2주째 그대로인 설거지거리들이 나를 반길 것이다. 택배는 뜯지 않았고 수선과 세탁도 마음먹은 지 몇 주째인지 모르겠다. 내일은 아마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할 것이다. 감통 선생님과 퇴근 후 체력이 되는 한 멀리 다녀오지 않을까. 언어치료사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항상 양심의 어느 구석에서 맴도나 결국 도착하는 곳은 늘 게으름의 한 가운데이다. 겉으로는 어찌할 바 몰라 하거나 굳건한 책임감으로 뭉친 한 젊은 청년이 2교대로 출근하겠으나 분명 추측하건대 썩은 부초가 물결에 따라 흐르듯 별다른 행동도 안한 채 시간의 종점까지 흘러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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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