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 2
오늘 의무실에 작지 않은 일이 생겼다.
그동안 의무병과 환자 사이에 쌓였던 갈등이 터진 거다.
물론 언젠간 터질 일이었지만 그 방법이 썩 좋지 않았다.
하여 여러 사람들이 곤란, 억울, 짜증에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생각해 본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
또 하나의 사유.
퇴실 조치 후 승재가 환자들에게 흡연장으로 끌려(?) 갔다.
실장님이 여쭈어보셨을 때, 과연 나는 몰랐는가?
이전에 숱한 환자들의 문제를 목격하고는 괜히 겁이 나 후임들에게 떠맡기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나는 생활실장이라는 직책을 맡을 자격이 있는가?
다른 이는 두고라도 나 홀로는 착한 이미지로 비치는 것이 정당한 삶인가?
어쨌든 바뀌겠지 했던 근거 없는 희망이 발목의 추가 되어
심해로 심해로 더 깊게 한없이 자괴감 속으로 끌고 간다.
그러니......
제발 나를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