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 5 / ?
얼마 되지도 않는 과거에 글 쓰는 것을 즐겼던 시기가 있었다.
공책과 볼펜이 갓 사귄 연인처럼 떨어질 줄을 몰랐다.
어찌 보면 흰 상태의 종이를 견디지 못하는 것처럼.
허나 불변은 없다고 했었나.
가을 잔바람에 낙엽이 흩어지는 속도보다도 빠르게 그 뿌듯한 습관은 사라져 갔다.
이래서는 도무지 매일 일기를 쓰겠다는 그 단순거창한 소망을 이룰 수가 없다.
내면의 열정을 관장하는 공장은 언제까지 파업을 계속할 것인가.
마냥 지켜보기엔 초조하여 억지로라도 글을 써 보지만
발전 없는 결과에 실망을 하고야 만다.
실망? 보통 실망이란 노력이 있을 때 안타까워하는 게 아닌지.
너무 오래 우린 녹차를 마신 듯 퍽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