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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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이 머리에 안 들어옵니다.

눈이 지나가면 청소기처럼 쏙쏙 읽히던 글이

무슨 이유인지 탁구공이 퉁기듯 되돌아나가는 느낌입니다.

새삼 새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반드시 읽어야 한다.' 하는 간절함이 없어서일까요?

아니요.

과거에 비추어 보았을 때 타당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오히려 '반드시 읽어야 한다.'라는 마음이 강박적으로 작용하는 걸까요?

그럴싸하네요.

늪은 발버둥 칠수록 빠져나오기는커녕 깊이 들어가고 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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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의 불완전한 안녕 26.03.14 / 20:24

나는 불안합니다. 이 불안은 찰나의 기쁘던 순간들이 정말로 찰나에 그치게 될까 하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괜한 짓들로 되려 조심스러워진 지금에서 오는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를 것을 허황되게 담아버린 자신에게 가는 불안입니다. 따라서 이 불안을 놓아주어야겠습니다. 나의 불안이 상대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기 때문에.

첫 날의 방문지 26.01.01 / 20:32

신정이다. 오후 늦게 일어나 카레에 밥을 비벼 먹고 집을 나섰다. 매서운 추위다. 일전에 독서모임의 누군가 추천을 해준 ‘나바호‘라는 카페에 다녀오는 길이다. 내외부의 모습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나무로 된 건물, 서부시대와 인디언이 떠오르는 장식들. 사람이 많아 대기를 해야 했다. 대부분은 친구들, 연인들인 듯 보였다. 버터크림라떼를 주문하여 시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